[사설] 금융·통신·방산…'감시와 처벌'에 짓눌린 산업이 너무 많다

입력 2019-02-18 17:53  

국내 10대 방위산업 기업 매출이 통계 조사 이래 처음 감소했다는 소식이다. 산업연구원의 ‘2020년대를 향한 방위산업 발전 핵심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10대 방산기업 매출은 2017년 9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6.0% 줄었다. 정권마다 방산비리를 뿌리 뽑는다는 명분으로 감시와 처벌 위주 정책을 편 것이 ‘역(逆)성장’을 불렀다는 게 연구원 분석이다.

방위산업의 최대 수요자가 정부란 점에서 어느 정도의 규제는 불가피하다는 점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감사원의 고강도 감사와 검찰 수사 등이 남발되면서 방위산업 생태계가 위기로 내몰리는 건 문제가 있다. 계약한 날짜보다 납품이 늦어지면 해당 기업에 벌칙성 부과금으로 물리는 ‘지체상금’ 논란도 그렇다. 정부가 왜 지체가 발생하는지 원인을 따지지 않고 감사원 감사에 대비해 일단 벌금부터 물리고 보는 식의 풍토에서는 어떤 방산업체도 살아남기 어렵다.

매년 정부 예산의 약 10%를 국방비로 투입하지만 제조업 내 고용비중은 1%도 안 된다. 산업연구원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제조업 내 방위산업 고용비중은 14.3%와 10.0%에 이른다”며 “AI·로봇 등 4차 산업혁명 연구개발(R&D)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국내 방산기업들이 ‘파놉티콘’의 죄수들처럼 늘 감시받고 있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한, 고용 창출도 R&D 활성화도 기대하기 어렵다.

감시와 처벌에 떨고 있는 산업은 방위산업만이 아니다. 금융산업은 “정부가 해도 너무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관치(官治)’에 시달린다. 시장에서 결정돼야 할 각종 수수료에 대한 정부 개입이 대표적인 사례다. 게임산업은 셧다운제 등 각종 규제 부담에 질병 분류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여기에 5세대(5G) 통신을 이끄는 통신산업은 정부의 사전 요금 규제 등으로 경쟁을 제한받고 있고, 유통산업은 출점 제한에 의무휴업 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하나같이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타고 변화를 선도하고 있는 산업들인데 우리만 거꾸로 가고 있다. 산업이 감시와 처벌에 짓눌리면 혁신도 성장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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